제품 전략 피라미드 - 버즈빌 제품팀이 일하는 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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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빌 CPO 웨일입니다. 2021년을 회고하기 위해 시작한 시리즈였는데 어느새 2022년이 되어버렸네요. 작년 한 해는 버즈빌에게는 정말 많은 시도와 회고, 성장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이 포스팅을 통해 2021년 한 해 동안 버즈빌 제품팀이 제품과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실행해 온 방식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시리즈

  1. 고객 중심(Customer-centric) 전략: 그룹 분할, NPS
  2. 제품 비전, 전략, 그리고 로드맵: 제품 전략 피라미드
  3.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부터: PRD, WSJF
  4. 목표 정렬의 중요성: OKR 정렬,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 OMTM
  5. 기능보다 기회에 집중하자: Opportunity Solution Tree
  6. 2022년에 시도할 것들: 팀 토폴로지, 제품 발견, 고객 개발, Working Backwards, 제대로 된 MVP

제품 정체성

제품이 성장하면서 주요 고객이 얼리어답터 그룹을 지나고 캐즘(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나타나는 수요 하락 또는 정체 현상)을 건너 실용주의자 그룹으로 들어서면 제품을 처음 만들 때는 마주하지 못했던 다른 성격의 문제를 마주하게 됩니다. 얼리어답터 그룹은 기존 제품에 대한 애정과 애착을 가지고 변화를 거부하며 좁지만 더 전문적인 제품을 요구하는 한편, 새로 들어오는 실용주의자 그룹은 보편적으로 필요한 기능의 확대와 그에 맞는 제품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고객이 다양해지고 고객 요청이 많아지면 고객 요청 간 충돌이 발생합니다. 이슈 별로 논의하며 급하게 대응을 하다 보면 어느새 제품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헷갈리기도 하죠. 이전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고객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시 관점에서 이슈를 해결하게 되면 수많은 고객 요청을 처리하다가 제품이 키메라처럼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버즈빌 역시 성장과 함께 이런 문제를 마주하곤 했습니다. 잠금화면 서비스 허니스크린으로 시작한 버즈빌 제품은 고객의 서비스에 잠금화면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도와주는 B2B 제품으로 확장하게 되었고, 이후 잠금화면뿐만 아니라 서비스 내부 지면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며 리워드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잠금화면 사용성에 더 집중하기를 원했고, 다른 누군가는 서비스 수익을 더 늘려주기를 원했죠.

고객을 중심으로 그룹을 나누기로 했기에 우리는 제품의 정체성을 검토하고 재정의해야 했습니다.

제품 로드맵: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한편 눈앞에 있는 일들은 제품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의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조직 변경 이전에 진행하던 일,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 해왔던 일이기에 해야 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었죠. 모든 일을 멈추고 제품을 재정비할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스타트업은 비행 중인 비행기에서 날개를 조립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조직 변경 이후 일을 처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방법은 제품의 로드맵을 구성하는 일이었습니다. 조직 변경과 함께 과제별 오너십이 굉장히 많이 변했습니다. 팀은 팀대로 어떤 일이 우선인지 결정하기 어려웠고, 유관 팀은 기다리고 있던 일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팀별로 분기 제품 로드맵을 구성하고, 공유하고, 조율함으로써 눈 앞에 펼쳐진 엉킨 실타래를 풀어냈습니다.

제품 로드맵을 구성하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최종 결과물은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로드맵의 목적에 따라 구성 방법이 다양하죠. 아래 설명한 로드맵 종류 외에도 포트폴리오 로드맵, 전략 로드맵 등 정말 많은 로드맵 정의가 존재합니다.

  • 내부 로드맵(Internal Roadmap): 내부 운영을 위한 로드맵입니다. 주요 독자에 따라 개발 로드맵, 세일즈 로드맵, 경영 로드맵으로 나뉠 수 있으며, 각 로드맵에 따라 담아야 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 외부 로드맵(External Roadmap): 고객을 위한 로드맵입니다. 고객에게 제공될 다음 제품이나 기능이 어떤 것인지 공유합니다. 고객을 설레게 만드는 로드맵이어야 합니다.
  • 목표 중심 로드맵(Goal-oriented Roadmap): 목표를 기준으로 정리된 로드맵입니다. OKR을 운영할 경우 Objective 혹은 Key Result 기준으로 로드맵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 기능 기반 로드맵(Feature-based Roadmap): 기능을 기준으로 로드맵을 관리합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로드맵을 관측하기는 어렵지만 세부 기능이 언제 개발되고 출시될 예정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릴리즈 로드맵(Release Roadmap): 외부 로드맵 중 하나로, 주요 릴리즈 일정과 릴리즈 별로 담고 있는 제품 및 기능을 포함합니다.

우선 발등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한 분기에 해당하는 기능 기반 로드맵을 구성했습니다. 팀별로 해야 하는 일을 나열하고, 유관 팀과 조율을 통해 우선순위를 결정했습니다. 딱 한 분기 로드맵을 구성하는데도 상당한 소통이 필요했습니다. 다행이 한 분기 짜리 계획이 만들어진 뒤에는 각 팀이 스스로 계획에 맞춰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분기짜리 로드맵을 구성하자 조금이나마 이후 계획을 위한 여유가 생겼습니다. 여유를 틈타 1년 치 로드맵을 구성하려고 보니 기능 기반 로드맵은 너무 세부 내용을 담고 있어서 계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키기도 어려워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기능 기반 로드맵은 제품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표현하기에는 너무 세부적이어서 한계가 있었죠. 그렇다고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분기마다 중심이 이리저리 흔들릴 것 같았습니다.

여러 논의 끝에 분기 정도 단위의 릴리즈 로드맵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주나 월 기준이 아니라 분기를 기준으로 어떤 제품 혹은 기능을 출시할 것인지 뭉뚱그려 정리했죠. 계획은 변경될 가능성이 높았고 일정 역시 신뢰도가 낮았으나 한 해를 어떻게 보내려고 하는지는 감을 잡을 수 있는 로드맵이 구성되었습니다.

한 해가 지나고 돌아보니 역시 일정은 많은 부분 변경이 있었으나 전체적인 진행 방향은 크게 어긋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한 해짜리 릴리즈 로드맵이 구성되었음에도 여전히 내부에서는 우리 제품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잘 모르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로드맵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이 느껴졌죠.

제품 전략 피라미드

제품 로드맵은 계획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어렵고 변화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로드맵을 구성한 뒤에도 언제든 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유연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실행 도중 계획은 변경하는 일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실행 도중 발견한 통찰과 좋은 기회가 있더라도 갑자기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로드맵은 제품의 중심을 잡아줄 수 없었습니다. 제품의 중심은 제품 비전과 제품 전략이 잡아줘야 했죠. 조직이 변경되고 고객이 구체적으로 정의됐으니 제품의 비전도 다시 검토해봐야 했습니다. 발등의 불을 끄느라 로드맵을 먼저 구성했지만, 조금 늦었더라도 제품의 중심을 잡아줄 제품 비전과 전략이 준비되어야 했습니다.

제품 전략 피라미드

제품 비전

제품 비전은 제품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미래를 나타냅니다. 제품의 비전은 조직이 회사의 미션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제품 비전은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방향은 명확하되 방법은 유연해야 하며, 해결책보다는 문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두 줄의 문장을 정의하기 위해 정말 많은 고민과 논의가 동반되어야 하죠.

디맨드 그룹과 서플라이 그룹은 각자의 고객을 중심으로 제품의 비전을 정리했습니다. 제품의 비전은 통상적으로는 2~5년 기간 안에 만들고자 하는 미래를 나타내지만, 조직 개편 이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각 그룹은 1년 정도의 기간을 염두에 둔 상태로 비전을 정의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제품의 비전을 고객을 중심으로 다시 정의해보니 디맨드 그룹과 서플라이 그룹의 정의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디맨드는 애드-테크(Ad-tech) 시장에서 광고주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제품 비전을 정의했고, 서플라이는 디지털 서비스 고객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비전을 정의했죠. 달라진 비전만큼 해야 하는 일도 달라졌습니다.

제품 전략

제품 전략은 제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표현합니다. 누구를 위해 어떤 제품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 정의합니다. 제품 전략을 구성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좋은 전략이라면 대부분 고객과 문제가 분명하게 잘 정의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한 시점에는 하나의 시작 혹은 고객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고요.

서플라이 그룹은 고객의 서비스 성격을 기준으로 고객을 세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큼지막한 기준으로 고객을 나누려고 시도했음에도 기준을 정의하기 위해 한 달 이상을 논의했습니다. 정보를 조사하고, 특정 기준을 정의한 뒤 고객 그룹을 나누고, 구분 기준이 의미 있는지 검토한 뒤, 이를 반복했습니다. 겹치지 않으면서 빠짐없이 나누기(Mutually Exclusive and Completely Exhaustive, MECE)를 희망했지만, 완벽한 기준을 정하기는 어려웠죠. 긴 논의 끝에 비즈니스와 제품, 경영 관점에서 동의하는 그룹을 정의했습니다.

고객 그룹을 정의한 뒤에는 그중 주요 고객 그룹을 정의했습니다. 돌아보면 고객 그룹 정의는 논의의 시작에 불과했죠. 팀 간, 파트 간 맥락과 시각의 차이로 인해 현재 집중해야 하는 고객 그룹을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 다들 의견이 달랐습니다. 이를 합의하기 위해 더 많은 조사와 논의, 검증,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치열하게 논의하고 결정된 것은 믿고 따른다’라는 ‘버즈빌이 일하는 방식’에 따라 치열한 논의 끝에 집중할 고객 그룹을 정의하고 실행했습니다. 한편 시기에 따라 집중해야 하는 고객은 변경되거나 확대될 수 있기에, 꾸준히 주요 고객 정의를 검토하고 논의하고 있기도 합니다.

회고

제품 로드맵이 없었다면 2주 후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한 달 뒤 우리 제품은 어떤 모습일지 알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제품 비전이 없었다면 우리가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고, 제품 전략이 없었다면 우리가 지금 이 제품을 왜 만들고 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품 비전과 전략, 로드맵 덕분에 조직 개편 이후 전사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극복하고 빠른 제품 성장과 비즈니스 성장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여전히 우리가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겠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종종 들려왔습니다. 관련 구성원들의 논의와 몇 번의 내부 발표, 어딘가에 존재하는 비전/전략/로드맵 문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가지게 만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죠. 비전, 전략, 로드맵 순서로 구성되는 전략 피라미드는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을 담게 됩니다. 구체적이지 않은 내용일수록 더 자세히 소개하고 더 자주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더욱더 좋은 전략 피라미드를 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의견을 받고, 더 치열하게 논의하고, 더 자주 소개하는 자리를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시간과 사람은 항상 모자랍니다. 모든 것을 하고자 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죠. 버즈빌은 제품 비전과 제품 전략을 바탕으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끝없이 고민하고, 논의하고, 개선하고 있습니다. 버즈빌의 좋은 동료들 덕분에 제품팀은 두려움 없이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물론 여전히 더욱 원대한 비전과 더 확실한 전략을 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버즈빌의 멋진 여정을 함께할 동료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과제의 우선 순위를 정하기 위해 버즈빌 제품팀이 실행해온 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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