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 전략 - 버즈빌 제품팀이 일하는 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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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빌에서 CPO를 맡고 있는 웨일입니다. 어느새 벌써 2021년이 훌쩍 흘러갔네요. 버즈빌에게는 정말 많은 시도와 회고, 성장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올 한 해 동안 버즈빌 제품팀이 제품과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실행해 온 방식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시리즈

  1. 고객 중심(Customer-centric) 전략: 그룹 분할, NPS
  2. 제품 비전, 전략, 그리고 로드맵: 제품 전략 피라미드
  3. 다양한 제품 개발 방법론

고객 중심(Customer-centric) 전략

고객 중시(Customer-focused)와 고객 중심(Customer-centric)은 서로 의미가 다릅니다. 고객 중시 전략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방향에 가깝다면, 고객 중심 전략은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함으로써 고객이 겪는 문제와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내는 방향에 가깝죠. 고객 중시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접근이라면 고객 중심은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카메라를 사러 온 고객에게 현재 마주한 상황(e.g., 워킹맘이 바쁜 와중에 가족에게 손쉽게 아이 사진을 공유하고 싶다)을 물어본 뒤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을 추천하는 것이 고객 중심 전략이라면, 곧바로 고객이 원하는 카메라 해상도가 몇인지 물어보고 그에 맞는 제품군을 추천해주는 것은 고객 중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est Buy는 실제로 고객 중시에서 고객 중심으로 나아감으로써 9% 매출 상승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버즈빌의 올 한 해 키워드를 뽑는다면 ‘고객 중심’이라는 키워드는 빠질 수 없을 것입니다. 제품팀은 항상 수많은 가설과 요청, 산더미 같은 아이디어와 백로그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중요한 일인지 고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 중심 전략은 버즈빌 제품팀이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고객의 관점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룹의 분할과 팀 구성 방식

2021년 올해 초, 버즈빌은 고객 중심 사고를 강화하기 위해 고객을 기준으로 그룹을 분할했습니다. 아직 전 직원이 100여 명 정도인 스타트업이지만 여전히 전사 조직을 크게 둘로 나뉘는 일은 엄청나게 큰 변화였습니다. 제품팀 입장에서는 모든 제품팀을 재편성해야 할 필요가 있었죠.

팀을 재편성하는 과정은 큰 고통이 따랐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은 촉박했고 의견은 다양했죠. 그룹이 나뉘기 전에 있던 제품과 서비스들의 오너십을 나누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버즈빌 시스템은 콘웨이 법칙(Conway’s Law)에 따라 조직의 구성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조직이 변경되면서 어떤 서비스는 오너십을 잃어버렸고, 어떤 서비스는 양쪽에 속하는 상태가 발생했죠.

팀을 구성하기 위한 원칙이 필요했습니다. 크게 보면 다섯 가지 정도의 원칙으로 팀을 나눌 수 있었죠.

  • 제품 기반 팀 구성: 각 제품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액션형 광고 팀, 수익화 도구 팀
  • 계층 기반 팀 구성: 제품의 계층(layer)을 기준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SDK 팀, 엔진 팀
  • 고객 기반 팀 구성: 고객 그룹을 기준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커머스 광고 팀
  • 기능 기반 팀 구성: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한 팀으로 구성한다. e.g., 기획 팀, 서버 팀
  • 목표 기반 팀 구성: 달성하고자 하는 KPI를 기준으로 팀을 구성한다. e.g., PV 팀, ARPU 팀

팀 구성 방식

구성 방법마다 일장일단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 기반 팀 구성은 고객 중심 사고에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각 팀에서 비슷한 구현을 각자 해야 하는 사일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고, 목표 기반 팀 구성은 추구해야 하는 목표가 뚜렷하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구현하는 기능마다 어느 팀에서 오너십을 가져가야 하는지 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기능 기반 팀은 목적 중심으로 움직이기 어려웠고, 계층 기반 팀은 목적 달성을 위해 여러 팀의 협업이 필요했으며, 제품 기반 팀은 회색 영역이 다수 존재했죠. 역시나 One size fits all 은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처음부터 바로 청사진을 만들 수 없다는 상황을 인정하고 한 단계씩 조직 성숙도를 높여가기로 하였습니다. 조직의 구성을 여러 단계로 나눈 뒤 각 단계별로 성격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조건을 명시했죠.

디맨드 그룹은 계층 기반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제품을 광고 상품, 광고 엔진, 광고 관리 도구로 나눈 뒤 각 제품을 담당하는 팀을 구성했죠. 한 분기 정도 학습을 해나가며 조직을 안정화했고, 이후 광고 상품 팀은 액션형 광고 팀과 노출형 광고 팀으로 분할되어 운영되었습니다.

서플라이 그룹은 KPI를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한 팀에서 지표 하나를 끝까지 책임지고 달려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한편 제품 오너십이 애매한 과제들이 종종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여러 시도 끝에 현재는 계층 기반 팀이 구성되었고, 제품 기반 팀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에는 팀 토폴로지(Team Topologies)에서 제안하는 팀 구성을 적용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이 내용은 시리즈 마지막에서 좀 더 다뤄보겠습니다.

고객 추천 지수 (Net Promoter Score, NPS)

2020년부터 고객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고객 추천 지수(NPS)를 활용하자는 얘기가 종종 나왔습니다. 2021년 전사 차원에서 고객 중심 전략을 시도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NPS 수집을 시작하게 되었죠. 기존에는 광고 플랫폼으로써 퍼블리셔, 광고주, 사용자 세 고객을 모두 고려해야 했기에 오히려 집중하기가 어려웠던 한편, 고객을 중심으로 그룹을 나누고 보니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습니다.

우선 디맨드 그룹에서 먼저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영의 열렬한 지지 하에 세일즈 팀에서 주도하여 NPS 조사를 실행했고, 분석한 결과를 다 함께 논의했습니다. NPS 문항과 더불어 추천 이유와 비추천 이유를 함께 물어봄으로써 고객이 가진 생각을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고객이 가진 주요 문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NPS를 7점에서 최대 40점까지 올려볼 수 있었습니다.

제품팀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실은 모두가 잘 알지만 실행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고객 개발 팀이 별도로 있지 않은 이상 - 있다고 하더라도 - 어떻게든 직접 고객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제공하려다가 그들이 실제로 필요한 것을 놓쳐버리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죠.

NPS가 고객 개발 관련 과제를 모두 해결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좋은 수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더불어 고객 관점에서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고객 관련 지표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집니다. 피터 드러커의 유명한 말처럼,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으니까요.

마무리

“Ideas are easy. Execution is everything.”

- Venture Capitalist John Doerr

아이디어는 쉽습니다. 고객 중심으로 움직이자고 말하는 것 또한 쉽습니다. 결국에는 그것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달려있습니다.

버즈빌은 한 달 만에 전체 조직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분기 만에 이를 안착시킬 정도로 빠른 실행력을 가졌습니다. 저도 함께 실행했지만, 아직도 우리가 어떻게 잘 해낼 수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영과 존 두 CEO의 비전과 모든 버즈빌리언의 실행력이 함께했기에 이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개선점은 항상 존재하고,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을지 두근거리네요.

다음 편에서는 조금 더 제품 팀 관점에서 제품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들였는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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